2009년 9월 21일 월요일

재카한인과기협(AKCSE) 총회 후 여행한 날

 

늦게까지 노트북으로 “솔약국집 아들들”을 보고 잔 우리 게으름뱅이 부부는 8시반이나 되어서야 1층 식당으로 내려갔다. 삶은달걀, 팬케익, 사과, 커피, 등으로 아침을 먹고, 빵과 사과와 오렌지와 커피를 점심으로 챙겨서 10시에 호텔을 나와서 바로 관광안내소로 갔다.

구경할 곳들이며 캘거리 공항으로 돌아가는 길을 물어 두었다. 관광안내소 앞에는 대형공룡모형을 콘크리트로 만들어 세워놓고 그 안에 유료로 들어가게 해 두었는데, 우리는 들어가지 않았다. 대신 사진만 여러 장 찍었다.

드럼헬러 시내를 지나 남쪽으로 10여분쯤 내려가서 출렁다리에 닿았다. 옛날에 석탄을 캐는 광부들이 건너다니던 다리인데 두 사람이 함께 걸을 수 있는 너비에 길이는 50미터쯤. 다리를 건너가니 이 지역의 언덕과 절벽들을 만져볼 수 있었다. 언덕은 진흙토막들로 되어있다. 여름에 가뭄이 들면 흙이 갈라지듯이 이 흙도 갈라져 있는데, 그 토막들은 논바닥 흙보다는 작은 가로, 세로, 1인치, 1인치 정도였다.

다시 차를 몰고 남쪽으로 10여분 더 내려가서 후두(Hoodoos)에서 멈췄다. 여러 자갈들과 모래들이 층을 이룬 사암들이 수백만년 동안 바람에 깎이고 비에 침식되어 버섯모양, 기둥모양을 하고 집단을 이루고 있는 곳이다. 그런 모양들이 10여개, 높이 5 내지 7미터 정도. 멋있었다. 물론 그 자체도 멋있었지만 더욱 돋보이게 하는 것은, 그것들의 뒷배경이 모두 이국적인 모양을 하고 있어서이다. 평지에서 갑자기 푹 꺼진 계곡은 50미터인지 100미터인지 절벽을 이루며 우리가 서 있는 바닥에 이른다. 이 절벽들은 앞에서 말한대로 진흙토막과 얇은 썩돌조각들로 되어있다. 이들 재료들은 재료와 열변형에 따른 색깔을 띠며 흰색계통, 갈색계통, 빨간색계통으로 서로 교대로 또는 섞어서 지층을 이루고 있다.

우리는 감탄을 하고 또 하며 사진을 많이 찍었다. 또 여기를 꼭 보고 오라던 매리할머니에게 감사했다. 우리 아이들도 나중에 이 부근에 올 일이 있으면 꼭 다녀오라고 권하기로 했다. 바위들은 훼손을 막기 위하여 보호장치가 세워져야 할 것 같다. 많은 사람들이 오고, 가까이 가서 밟고, 돌을 만지는 동안에, 아무래도 흠이 많이 생겼다. 늦기 전에 보호하여야 할 것 같다.

흥분을 가라않힌 우리는 차를 몰고 다시 시내쪽으로 오면서 부동산이야기를 했다. 캘거리에서 한 시간반 거리인 이런 곳에, 다섯 가족이 집을 한 채 사서 별장으로 쓰면 어떨까하는 생각을 해봤다. 주말이나 휴일에는 한 가족이든지 다섯가족 다든지 음식재료를 준비하여 와서, 편하게 집에서 해 먹고 산책도 하고 골프도 하고 놀다가 자고 가면, 무료하다는 캘거리생활을 해결하는 좋은 방법이 되겠다는 생각을 한 것이다. 아무리 관광지라 해도 외진 곳이니까 한 채에 20만불이면 살 것 같고, 한 집에서 4만불씩 투자하면 될 것이다. 그러다가 좀 오르기라도 하면 더 좋고. 문제는 그것이 나을지, 아니면 아침에 일찍 나서서 와서 낮에 내내 놀고, 어둡기 전에 자기집으로 돌아가서 편안히 씻고 자는 것이 나을지 생각해 볼일이다. 일년에 부지런하면 열번, 보통이면 다섯번, 지겨워지면 한 번이나 될 곳에 집을 사놓고, 세금내고, 전기수도세 내고, 잔디깎을 필요가 있을까 싶다. 나같으면 않겠다. 꼭 자고 오고 싶으면 세금포함해서 150불이면 되는 베스트웨스턴호텔에서 자고 수영하고 아침먹고 인터넷으로 연속극 많이 보고 오겠다.

시내를 지나 북쪽길로 5분쯤 가니 오른쪽에 공룡박물관(Royal Tyrrell Musium)이 나오고, 10여분 더 북쪽으로 올라가니 전망대가 나왔다. 북에서 남으로 흐르는 레드 디어 강의 동쪽절벽끝에서 내려다보는 계곡은, 사진으로만 본 그랜드캐년을 보는 기분이었다. 그랜드캐년이 웅장하고 길겠지만, 한 시야로 보는 부분은 이렇지 않을까 한다. 골 다음에 골, 능선 다음에 능선, 원추형같은 봉우리는 멀리 안 보이는데까지 이어졌다.

다시 5분을 북으로, 다시 서로 가서, 계곡바닥으로 내려가 강을 건너는 나룻배를 만났다. 차를 여섯대쯤 실을 수 있는 평평한 배가, 전기를 이용하여 쇠줄로 건너 갔다 왔다 하며 50미터쯤 되는 강위로 차들을 실어날랐다. 이곳에서 태어났다는 선장은 아침 7시반부터 저녁 7시반까지 일을 하는데, 저녁에 늦게 오면 건널 수 없다고 한다.

강을 건너 다시 계곡 꼭대기로 올라가서 남으로 5분쯤 내려가니, 이번에는 계곡의 서쪽에서 내려다볼 수 있는 전망대가 있었다. 강이 가운데로 흐르고, 동쪽강가에서는 소떼들이 풀을 뜯고, 서쪽강가에는 밭이 넓게 펼쳐져 있었다. 계곡위의 밭들도 좋겠지만, 밑에 있는 밭은 물걱정 바람걱정이 없어서 좋을 것 같은데, 어떤 행운아들이 그 넓은 밭들을 차지하였는지 잠시 부러웠다.

이제는 방향을 서로 틀어 캘거리공항으로 달리는 길. 서로 남으로 다시 서로 달리는 공항오는 길은, 어제 오던 길과는 달라도 분위기는 같아서, 그 감동만은 여전히 식지 않았다.

토론토행 비행기에 올라 창밖을 바라보니 나흘간의 바쁜 일정이 뇌리를 스쳤다. 비행기는 서서히 움직여 캘거리공항의 맨 서쪽 활주로로 이동하였다. 창밖에 저 멀리 보이는 고층건물군이 캘거리시내를 알려 주었고, 거기에 동그랗게 떠있는 캘거리탑이 우리가 머물렀던 호텔위치를 알려주었다. 언제 다시 이곳에 올 수 있을까. 언제 다시 와서 하루라도 묵을 수 있을까. 언제 다시 와서 정답던 사람들을 만날 수 있을까.

나는 다행히 언제든지 휴가를 낼 수 있어서 오늘도 이렇게 여유있게 다녔지만, 바쁜 회사원들과 수업을 하여야 하는 교수들, 등 다른 모든 참가자들은 어제 이미 돌아갔다. 겉보기는 캘거리까지 가서 회의도 하여 좋아보이지만, 사흘 일정은 피로를 생각해 볼 틈조차도 없는 강행군이었다. 해마다 있을 총회에 수고하는 참가자들이 기왕 방문하는 도시주변을 관광하는 여유 시간도 갖게 되길 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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